오스트리아의 광주비엔날레 첫 국가관 참여를 맞아 오스트리아 작가 리즐 라프가 《클럽 리에종(Club Liaison)》을 선보인다. 카바레 무대, 언더그라운드 클럽 등에서 영감을 받은 이 전시는 대규모의 설치작품과 퍼포먼스 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전시 제목은 ‘리에종(liaison)’, 즉 호색적 관계 또는 불특정 다수간 이루어지는 연락을 뜻하는 단어를 모티브로 한다. 작가는 오랫동안 자신이 조각 작품에 사용한 다양한 재료 간, 공간과 관객 간, 협업자들과 그들의 예술적 실천 간에 이루어지는 상호 작용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강하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라텍스(latex)를 주재료로 활용했다. 라텍스는 천연의 우유와 같은 재료로 공기에 노출되면 고무와 같이 탄성을 가지며 어떤 표면이든지 마치 제2의 피부처럼 부드럽게 안착하는 성질을 가진다. 작가가 직접 수작업으로 만든 커튼들이 다양한 보랏빛 음영으로 자르르 흐르는 윤기를 뽐내며 각기 다른 길이와 층으로 공간을 감싼다. 한가운데 무대가 있고 흐릿한 벽 등이 사방 벽에 설치되어 있는 가운데 카롤리나 프로이슐(Karolina Preuschl)이 작곡한 음풍경(사운드스케이프)이 흐르면서 무대 위와 무대 뒤, 휴식과 퍼포먼스 공간 간 경계가 허물어진다.
《클럽 리에종》은 조각적 개입을 넘어서 사회적 상호작용과 참여에의 관심을 촉구한다. 작가는 전시 공간을 감각적인 경험으로 변모시켜 친교와 연회의 영역과 보호구역을 마련한다. 《클럽 리에종》은 비엔날레 기간 중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서 무대를 개방하여 오스트리아와 한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생생한 퍼포먼스의 장을 선사할 계획이다. 초대된 예술가들은 현대무용에서 공연 예술, 실험 음악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대중 장르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개념적이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실천 양식에 대한 관심을 공유한다. 이 예술가들은 카바레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클럽 리에종》에 화답하며, 터무니없고 드라마틱하며 감각적인 것의 전복적 잠재성을 탐구할 예정이다.